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 - 10점
피에르 바야르 지음, 김병욱 옮김/여름언덕

저자인 피에르 바야르는 프랑스 8대학 프랑스문학 교수입니다. 문학 교수니까 책을 많이 읽겠죠. 교수도 인간이니깐 읽은 후 시간이 많이 지나면 까먹을 거란 말입니다. 등장인물도 어렴풋 하고 줄거리도 대강 생각날겁니다. 과연 이걸 책을 읽었다고 볼 수 있느냐 라고 저자는 묻습니다. 이런 상태에서 그 책에 대해서 누군가 묻는 다면 잘 대답할 수 있을까요. 저자는 심지어 아예 안 읽은 책에 대해서 강의를 하기도 했다고 적고 있습니다.

책을 읽으면 아시겠지만 우리는 은연중에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은 다들 알고 있겠지만 그 중에 국부론을 읽어본 사람이 몇명이나 있을까요. 얼마전 작고하신 박경리의 "토지"도 과연 완독한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만은 토지에 대해서는 한마디씩 할 수 있을 겁니다.

이 책은 자신이 안 읽은 책에 대해서 누가 물었을 때 어떤 요령으로 위기를 벗어날 것인가. 에 중점을 둔 책은 아닙니다. (물론 그런 내용도 나오긴 합니다만) 이 책은 좀 더 깊이 있는 내용을 다룹니다. 다양한 독서의 경우와 더불어서 책과 마주하는 상황들에 대한 담론이 여러 소설속의 이야기들과 결합되어 저자의 논의를 뒷받침 합니다. 책 안에 여러 소설이 등장하는데 움베르트 에코의 "장미의 이름"을 읽지 않은 사람은 우선 장미의 이름 부터 읽고 이 책을 읽으시면 좋겠습니다. 핵심 줄거리가 노출 되어 있거든요.

읽는데 어려움이 없는 작고 가벼운 책입니다. 책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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