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호를 잡는 방법

from 관찰소개 2010. 5. 3. 22:17

대한항공 스타리그 2010 8강 A조 2경기 이영호 대 전태양의 경기는 마치 젊은 무림의 고수 두명이 생사를 결고 벌이는 피튀기는 혈전과 같았다. 한명은 이미 온 세상에 이름을 알린 절세의 고수이고, 다른 한명은 이제 세상에 자신을 알리려는 무명고수! 치열한 공방전 속에서 결국은 이영호의 승리로 막을 내린 대결은 정말 이런 경기 때문에 스타리그가 유지 되는것이라 생각하게 만들었다.

이영호의 2010년의 경기전적을 보면 53승 14패로 79.1%의 승률을 보여주고 있다. 그중 테란전 15승 6패(71.4%), 프로토스전 19승 2패(90.5%), 저그전 19승 6패(76%)로 테란전이 그나마 낮은 수치이고 프로토스전은 거의 무적 수준이다.

한가지 흥미로운 것은 이영호 선수의 최근 8경기 기록을 살펴보니 전부 테란전이었다. 이영호를 잡기 위해서는 테란전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마음을 먹은 것일까? 이영호의 테란전 연승기록이 22연승이나 되는 것으로 봤을때 그건 말이 안되는것 같다. 최연성이 달성했던 저그전 18연승보다 훨씬 대단한 기록이라고 생각한다. 저그전은 종족 상성상으로 테란이 우위에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테란전이 많았던 것은 우연이라 생각된다.

그렇다면 이영호를 어떻게 잡아야 할까? 답은 정명훈이 내려준것 같다. 최근에 방송에서 강민도 언급했었는데, 초반에 소수 유닛 싸움으로 잡는 방법밖에는 없다.

<정명훈에게 당하고 허탈한 표정의 이영호>


정확히는 임요환이 전수해준 날빌을 교묘하게 사용해서 정명훈이 승리한 경기인데, 보는 입장에서 재미는 없었지만 이영호를 상대로 이길 수 있는 한가지 방법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그 외 다른 방법은 현재로서는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아니 없을 것 같다. 스타의 극의를 깨달았다고 하는 이영호를 상대로 또 어떤 도를 깨달은 선수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이영호는 스타계의 신으로 자리매김 할지도 모른다.

신이 될지 다시 무너질지는 이번에 양대리그에서 우승하는가 못하는가에 달려있다. 현재 스타리그4강에 진출한 상태이고, MSL은 8강 첫경기에서 패했기는 하지만 아직 결과는 알 수 없다. 게다가 MSL에는 이제동도 올라와 있어서 두명이 재매치를 벌인다면 스타계의 본좌 자리를 놓고 벌이는 한판승이 될 것 같다.

이영호의 양대리그 우승! 달성할 것인가 저지당할 것인가? 과연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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